찌질이 최영도  (Homepage) 2012-10-10(수) 09:38:16, 10062

어제는 집 앞 청과시장에서 3천원에 쥬스용 사과 한 봉지를 구입하였다. 지난 10여일 동안 매일 시장을 찾았지만 추석 선물용 명품 사과들만 취급하는 바람에 쥬스용 사과를 구입할 수 없었는데 드디어 쥬스용 사과를 만날 수 있어 참 반가웠다. 며칠 동안 쥬스용 사과를 구할 수 없어 선물로 받은 명품사과로 쥬스를 해 먹을 때마다, 내 돈 주고 직접 구입한 사과는 아니지만 이런 비싼 명품 사과로 쥬스를 갈아 먹는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서 매일 시장을 찾았고, 드디어 내 수준과 취향에 맞는 쥬스용 허드레 사과를 만날 수 있어 반가웠던 것이다. 횡재한 듯한 기쁜 맘으로 집으로 돌아오며, `노스페이스의 브랜드에 따라 계급을 달리 매긴다.`는 요즘 애들의 교실을 떠올리며 혼자 쓴 웃음을 지어보았다. 제일 싼 가격대의 노스페이스를 입고 다니는 애들인 `찌질이`로부터 양아치, 중상위권, 날라리, 대장 등의 계급이 매겨지고, 50만원대부터의 점퍼들은 `부모의 등골을 휘게 한다.`하여 `등골브랜드`라 부르면서 `등골브랜드`가 아니면 입지 않으려는 세태가 씁쓸하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주스용 허드레 사과를 구입해 오면서도 기뻐하는 나는 `찌질이` 만도 못한 놈이 아닌가? 그런데 이렇게 등골이 휘면서 입힌 이 `등골브랜드` 때문에 중소기업은 일 할 사람을 못구해 난리인데, 청년 실업자는 날로 늘어만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찌질이도 대장님도 모두가 살 맛나는 세상을 위해 우리 어른들이 먼저 `찌질이`의 모범을 보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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