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이야기 최영도  (Homepage) 2013-03-28(목) 19:32:06, 10018

☞ 백목련 ☞ 목련 ☞ 자주목련 ☞ 자목련 `길동무` 경력이 1년에 접어들다 보니 이제는 길가에 꽃도 눈에 조금 들어 오는 것 같습니다. 봄 나무에 커다란 흰꽃이 보이면 목련이라 불렀고, 자주색 꽃이 보이면 자목련이라 불렀는데, 이제는 함부로 이름을 부르지 못합니다. 아무 것도 몰랐을 때는 대충 들은 풍월로 꽃이름을 들먹이곤 했는데 이제 조금 알게 되다 보니 비슷비슷한 꽃들이 너무 많고, 내가 아는 것 보다는 모르는 게 훨씬 더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심스러워졌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내가 알고 있던 목련은 백목련 이었고, 자목련은 자주목련 이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도 백목련과 자주목련을 목련과 자목련으로 잘못 알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요? 언제? 누구에 의해서? 잘못된 정보가 나의 지식이 되었는 지 알 수 없지만 누군가에 의해서 처음 정보를 입력한 날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정보에 대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이용하다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목련과 자목련을 잘못 알게 된 것입니다. 다수가 잘못 알고 있기 때문에 그냥 잘못된 지식을 상식으로 받아드리는 게 더 편하게 사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꽃이 밥 먹여 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런 사소한 문제까지 시시비비를 가리면서 산다는 것이 너무 피곤할 것 같아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교육 문제, 정치 문제, 결혼 문제, 삶의 기치관에 관한 문제, 종교 문제...... 이런 중요한 문제에 대하여 사전에 먼저 묻고 따져보고 자기 삶의 방식을 결정한 분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자신의 합리적 분석을 통한 이성적 판단으로 사교육이나 종교를 선택한 분들이 많을까요? 주변에서 다들 시키니까 내 아이만 쳐지는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아이의 소질과 적성과 능력은 무시한 채 그냥 학원에 보내거나 집안의 어른들이 교회나 절에 다니니까 자기도 어려서부터 그냥 따라 다닌 분들이 더 많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다수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데 더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다수의 방식은 편한 방법일 순 있지만, 바른 방법은 아닐 수 있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습니다.`란 어느 보험회사 광고 문안이 있습니다. 보험회사는 공급자 이기 때문에 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묻거나 따지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는 교육 소비자이고, 정치 소비자이고, 종교 소비자이고, 온갖 삶의 방식의 소비자입니다. 소비자인 내가 꼬치꼬치 묻고 따져야, 공급자인 교육계가 바뀌고, 정치계가 바뀌고, 종교계가 바뀌고, 내 삶의 방식도 바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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