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동무 4 최영도  (Homepage) 2013-10-20(일) 12:01:52, 9512

☞ `산애 산애 가는 길` 분성산 가야사 누리길(덕천역 - 봉황역) 길동무 일을 시작한 지 2년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냥 산길을 찾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길을 남들과 나누는 일이라 튼튼한 두 발로 길을 읽고 또 읽어야합니다. 아무도 없는 산길을 나홀로 걷다보니 종종 잡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동안 내가 나눈 산길이 70여 곳 이상 되는데 그 중에 내 산은 하나도 없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산이 아니라 내가 잠시 걷고 있는 남의 산길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좀더 생각해 보니 산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것이 나의 것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태어난 것부터 내 스스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부모님이 나에게 물려준 그 분들의 생명이고, 당신의 숨결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지식, 나의 기술, 나의 직업, 나의 재산, 나의 계급, 나의 명예, 나의 건강 ......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이 모든 것들 중에서 내 스스로 만든 영원한 나의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지금 잠시 남의 산길을 내 것처럼 걷고 있듯이 내 삶 속에서 잠시 누리고 있는 남의 것들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서로 나누며 산다는 것, 그것은 남의 것으로 내가 생색낼 수 있는 손해 보지 않는 장사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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