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 최영도  (Homepage) 2014-04-23(수) 08:33:20, 8482

중세 영국에서는 경기가 아닌 축제로 즐겼던 축구를 1300년대 중반 에드워드 3세를 시작으로 1800년대 중반까지 약 500여년의 세월 중 마흔 두 차례에 걸쳐 350여 년간 법으로 금지 시킨 적이 있었다. `축제에 너무 몰입되어 사회의 위계질서를 교란시키고, 사고로 많은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다. 1905년 미국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다. 1905년 한 해 동안 아메리칸 풋볼 대학시즌 중 경기를 하다 사망한 대학생 미식축구 선수가 18명이나 되었고, 159명의 대학생들이 경기 중 각종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였다. 각 언론들은 연일 `이런 위험한 미식축구를 폐지하라`는 사설을 쏟아 내었고, 사회여론은 위험한 미식축구보다는 안전한 럭비를 되살리자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이런 여론에 편승하여 미식축구 금지법을 발의하려는 미의회에서 그 당시 대통령 데어돌 루즈벨트(1930년대 뉴딜정책을 펼친 대통령은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이런 연설을 하였다. 우리는 매년 아메리칸 풋볼이라는 우리의 경기를 통해 수 십 명의 고귀한 젊은 생명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정말 안타깝고 슬픈 현실입니다. 그런데 이런 젊음의 피가 아깝다고 하여 아메리칸 풋볼이라는 우리의 경기를 잃게 되면 이 경기가 갖고 있는 우리 미국의 개척정신(땅따먹기 경기 - 아메리칸 인디언의 입장에서 보면 침략정신)을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 미의회와 국민은 고귀한 젊은이의 피보다 미국의 개척정신을 선택하였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 가슴 아픈 크고 작은 학생관련 사고가 몇 차례 발생하였다. 2013년 7월 18일 안면도 `해병대캠프 사고`가 일어났을 때는 40일 후 2006년부터 법으로 시행되고 있던 `캠프인증제`를 꼭 확인한 후 실시하도록 하라는 지침과 더불어 `해병대 캠프`라는 용어를 아무나 사용할 수 없도록 조치하였고, 지난 2월 17일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가 일어났을 때는 한 달 후 각 대학 학생회 주관으로 실시하는 신입생 단체 오리엔테이션을 금지하는 지침을 하달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는 사고 발생 5일 만에 신속하게 전국의 초･중･고에서 `체험학습이란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는 수학여행을 1학기 중에는 전면 금지하라.`는 명령을 하달하였다. 미개국 내지는 중세봉건사회에서나 발생할만한 사고가 발생하다보니 그 대책이란 것도 그런 수준에 어울리게 발표하는 모양이다. 지금이 4월이니 2학기가 시작되고 다시 수학여행이 재개되려면 적어도 5~6개월은 지나야 될 것 같다. 그동안 여행사들은 뭘 먹고 살며, 수련원과 여행지의 대규모 숙박시설에서는 뭘 먹고 살아라는 말일까? 1950년대 미국에서 캠프활동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급감하게 되자 각 수련원들이 수련시설을 러브호텔로 변칙영업을 하며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쳤듯이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게라도 변칙영업을 하며 현실을 타개하며 살아 남으라는 말인가? 자녀를 한두 명밖에 낳지 않아 자기밖에 모르는 오늘날 이 아이들이 학창시절 전 기간을 통해 겨우 대여섯 차례 경험해 볼 수 있는 단체활동을 이렇게 정부관계자의 말 한마디로 일시에 금지시켜도 된단 말인가? 불과 한 달 전에 모든 지상파 방송을 총동원하여 생방송으로 규제개혁을 설파하든 이 정부가 `학교에서는 선행학습을 금지하라.`는 새로운 규제를 신설하고, 사고 때문에 수행여행을 금지시키는 규제를 남발해도 된단 말인가? 이런 원시적 획일적 통제적 대책을 남발하게 되면 당장 일어나게 될지도 모를 몇 건의 안전사고는 막을 수 있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정보화시대에 가장 중요한 창조적思考까지 막게 된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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