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지혜 최영도  (Homepage) 2014-09-03(수) 10:32:52, 8284

70년대 `월간 바둑`에서 읽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일본 아마 바둑계의 고수였던 이름을 기억할 수 없는 어떤 파일럿의 글이다. 이 분은 언제부턴가 바둑을 두다가 상대가 자리를 비우는 순간이 오면 상대편 자리로 옮겨 앉아 그동안의 바둑을 살펴보았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나의 바둑을 살펴보는 것이 전체 판세를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기회가 올때마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곤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상대편 자리로 옮겨 앉으려고 옆자리를 지나치는데 옆에서 보니 바둑 판세가 더 잘 보이더란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상대가 자리를 비울 때마다 상대편 자리로 옮겨 앉지 않고 옆자리로 옮겨 앉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둑 뿐만 아니라 온갖 세상일을 바라볼 때도 제 3자의 입장에 서서 볼 때 가장 객관적이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 같다는 얘기를 곁드리며 글을 맺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충격적인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오늘로써 146일 째다 약 5개월 그러나까 거의 반 년이 다 되어 간다는 얘기며 국회의원 임기의 1/8, 대통령 임기의 1/10에 해당하는 긴 세월을 세월호 문제로 허송 세월만 보내고 있다는 얘기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자기 당의 당리당략에만 몰입되어 있고, 정부는 정부대로 진도VTS 직원들의 직무태만과 같은 자신들의 무능이나 치부가 공식적으로 드러나게 될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피해자 가족은 가족들대로 자신들의 아픔에만 몰입되어 있다보니 그 누구도 제 3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에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이를 반으로 잘라 반쪽씩 나눠주어라!`는 솔로몬의 지혜는 필요없는 시대가 되었다. `DNA 검사`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세월호 특별법 문제도 간단할 것 같다. 서로가 제 3 자의 입장에 서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지 못하고 있다면 제 3자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이 땅의 국민들에게 물어보면 안될까? `여, 야, 피해자 가족, 정부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여론조사 기관과 방법을 선정하고 제 3 자인 국민의 여론조사 결과를 따르게 하면 어떨까? 온갖 이유를 대면서 이런 방식을 회피 하거나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집단이 나타난다면 그들이 국민을 기만하고 있는 집단임을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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