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적 김현섭  (Homepage) 2015-01-18(일) 19:13:48, 7558

미국 보스턴의 턱스베리 빈민 보호소 독방에서는 매일 어린 소녀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앤이라는 소녀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였고, 매일 앤과 남동생을 때리기 일쑤였습니다. 설상가상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앤과 남동생은 보호 시설에 맡겨졌습니다. 믿을 사람이라고는 남동생밖에 없었는데 남동생마저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앤은 그만 정신 이상에다가 시력까지 잃어 앞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비명을 지르며 발작하는 그런 앤에게 돌아오는 것은 신경 안정제뿐이었습니다. 보호소 직원 모두가 앤을 포기했을 때, 머리가 희끗한 간호사 로라가 나타났습니다. 그녀는 어디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마음먹은 사람이었습니다. 로라가 앤을 처음 봤을 때, 앤은 손끝 하나 만지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작고 어린 소녀가 왜 그렇게 됐는지 이해하려는 사람은 로라뿐이었습니다. 로라는 앤을 치료하기보다는 친구가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매일 앤에게 책을 읽어 주고, 간식을 챙겨줬으며 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늘 앤에게 속삭였습니다. ‘세상에 포기해도 되는 사람은 없다’라고. 로라 덕분에 안정을 되찾은 앤은 2년 뒤 퍼킨스 시각장애아 학교에 입학했고, 점차 밝은 기운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로라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앤은 또 다시 외톨이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미 앤은 희망을 보는 눈과 기적에 대한 믿음을 로라에게 배웠기에 주변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앤은 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한 신문사의 도움으로 시력 회복술을 받는 기적을 체험했습니다. 졸업 후 앤은 로라가 선사해주었던 희망을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에게 나눠주기로 결심하고 한 가정의 문을 두드립니다. 그리고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일곱 살 남짓의 작은 소녀와 마주칩니다. 소녀의 이름은 훗날 ‘빛의 천사’라고 불리는 헬렌 켈러였으며 가정교사 앤은 설리번입니다. 앤 설리번 선생은 과거 로라가 자신에게 가르쳐 준 그대로, 자신의 입을 쓰다듬어 입모양을 통해 발음을 익히도록 했고, 손바닥에 글씨를 써 단어를 가르쳤습니다. 그렇게 앤은 헬렌 켈러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는 물론 생을 마감할 때까지 늘 옆에서 그녀의 눈과 귀가 되어줬습니다. 설리번 선생은 반복해서 헬렌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실패할 때마다 무엇인가 성취할 것이다. 성취하지 못해도 무언가 얻을 것이다.” 헬렌 켈러는 평생 눈으로 보는 것과 귀로 듣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늘 본질을 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소중한 것을 보는 마음의 눈을 가지게 됐습니다. 훗날 헬렌 켈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는다.” 그녀의 인생은 실패하더라도 성취하지 못해도 진정한 가치를 깨달은 귀중한 삶이 되었습니다. - 쓰러지느냐 쓰러지지 않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쓰러졌을 때 다시 일어서는 것이 중요하다. - Vince Lombardi * 출처 - 열두마음(pp. 118~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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