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 최영도  (Homepage) 2016-09-29(목) 21:10:29, 5944

얼마 전, 교육계 원로 한 분을 만나뵙고 명함을 주고 받은 적이 있다. 집에 돌아와 자세히 보니 `전, 00고등학교 교장 000`로 적혀있었다. 몇 해 전에는 은퇴 후 한 실버타운에서 생활하고 계시는 제 초임학교 교장선생님 내외분을 찾아뵈었다. 책상 위에 `의학박사 000`라고 적힌 같은 명함이 여러 장 널려있었다. 같은 실버타운에서 생활하시는 여든여덟 살 되는 한 노인이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나눠주는 명함이라 했다. 걸음도 겨우 걷고 식당에 와서는 손이 떨려 밥도 거의 다 흘려버린다는 그 노인분께서 가장 소중하게 다루면서 나눠주고 계신 것이 남들은 별 관심도 보이지 않는 `의학박사 000`라는 그 분의 명함이라 하셨다. 요즘의 기성세대는 `젊은 시절 직함이나 자리`라는 껍데기를 존중하며 살아온 것 같은데, 외모지상주의에 빠져 살아가고 있는 요즘 이 젊은이들은 훗날 어떤 껍데기 명함을 건내며 살아가고 있을까? 젊은 날 아름다웠던 자신의 모습을 전자명함에 담아 여러 사람들께 나눠주면서 다시 안 올 그 시절 그 껍데기를 못내 아쉬워하며 늙어가고 있진 않을까? 껍데기를 벗어던진 그 참 모습을 스스로 사랑하며 살아갈 순 없을까? ☞ `교육사랑` 스토리채널 바로 가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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