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뒤에 숨은 이야기 최영도  (Homepage) 2016-03-24(목) 23:20:26, 6618

봄소식을 전해주는 꽃이라 하여 봄까치꽃으로도 불리는 큰개불알풀, 자세히 살펴 봐도 꽃이 보일듯 말듯한 작은 꽃잎 꽃마리, 꽃잎 뒤 꿀주머니가 오랑캐 꽁지머리 모양을 닮았다고 이름 붙여진 호(胡)제비꽃 겨울의 언 땅이 채 녹기도 전에 작은 꽃대 밀어 올려 봄소식 전해 주는 고마운 꽃들이다. 이런 꽃들은 하나같이 키가 작고 꽃도 작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남들처럼 따스한 봄햇살을 받으며 편안하게 꽃을 피우고 싶을 텐데 뭐가 이리도 바빠 찬바람 견뎌내며 서둘러 꽃을 피워내는 것일까? 따뜻한 봄날 뒤늦게 꽃을 피우게 되면 키 큰 풀숲이나 꽃에 가려 나비와 벌이 자기를 찾기 어렵게 되고 사랑의 꽃가루도 나눌 수 없기 때문이란다. 땅바닥에 붙어 피는 이 작은 풀꽃들도 나처럼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꽃이 아니라 이미 사랑 듬뿍 받고 태어난 꽃이란다. 앞서 받은 그 사랑 다시 나눠주려고 떨며 선 꽃이란다. 울며 피운 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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