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13 최영도  (Homepage) 2014-02-02(일) 19:10:40, 8772

해가 바뀌어 한 살을 더 먹었다.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보았다. 복사뼈골절, 비골골절, 대퇴근파열, 아킬레스건파열, 어깨회전근개파열...... 최근에 운동을 하다 다쳐 받았던 크고 작은 수술 장면들이 많이 떠올랐다. 거의 매일 격렬한 운동을 해야했던 젊은 시절보다는 과격한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최근에 왜 더 많이 다친 것일까? 여러 가지 운동을 좋아했던 학창시절, 학교에서는 운동부에 들어와줄 것을 권유 받았지만 가족들의 반대로 선수생활은 할 수 없었다. 대학을 체육과로 진학하게 되면서 축구부에 들어가서 후보선수로 열심히 축구를 배웠다. 그시절 동료 선수들에 비해 기량이 많이 뒤떨어졌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남들보다 한걸음이라도 더 뛰는 것과 몸을 사리지 않고 끝까지 공을 포기하지 않는 것 뿐이었다. 우리의 삶에도 관성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 같다. 이제 내 몸은 그 때의 유연하고 재빠른 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 때의 관성만 남아 그런 장면이 벌어지면 나도 모르게 몸을 사리지 않던 그시절의 동작이 불완전하게 재현되어 버리는 것이다. `앗` 이게 아닌데 라고 느끼는 순간, 정신을 잃고 ......... 젊은 시절의 습관들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나이가 들면서 무의식적으로 반복될 수 밖에 없도록 `인생 관성의 법칙`을 적용받게 되는 것 같다. 요즘 기대수명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우리 사회도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되었다. 옛날에 말로만 듣던 `노망`이란 말이 요즘은 `치매`라는 약간 고급스런 말로 바뀌어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초고령사회에서 꽤 오랜 기간을 거의 `치매` 상태로 살아가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나라에서는 사회적으로 초고령사회를 철저히 대비해야겠지만, 이런 시대를 살아가게 될지도 모를 개인들도 스스로 준비해야할 일이 있지 않을까? 의식이 있는 젊은 시절 `모든 생활에서 남을 배려하는 좋은 습관`을 지니면 어떨까? 치매로 무의식 상태에 빠져 있더라도 남을 배려하던 좋은 삶의 모습이 나도 모르게 관성의 법칙에 의해 재현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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